[성서인물열전] 기드온, 300 용사 이끈 '믿음의 수장'
역사에 300대 100만의 전투가 있었다. 이 역사적 전투는 영화 '300'으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구약성서의 아하수에로)가 이끄는 100만 대군을 맞아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300명의 용사들이 테살리아 지방의 테르모필레 협곡을 최후의 방어선으로 하여 사활을 건 전투를 벌였다. 결과는? 물론 300명 스파르타 용사들의 장렬한 전사로 끝났지만 이 전투는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단합할 시간과 용기를 주었고 결국 그 이후의 전투에서 그리스가 승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페르시아 용사 300명이 수행한 전투보다 700년 앞선 이스라엘 300 용사에 관한 이야기가 구약성서에 나온다. 이들 300 용사를 이끈 수장(首長)은 사사였던 기드온이었다. 기드온은 이스라엘 300 용사로 13만5000명의 미디안과 아라비아 연합군과 싸워 승리를 거두었다. 기드온은 농사짓던 중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서 이스라엘 민족을 압제하던 미디안 족속과의 전쟁에 나서게 된다. 하나님이 주신 지략으로 기드온은 그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든 3만2000명 중에서 전쟁을 두려워하는 자와 분별력이 떨어지는 자들을 모두 돌려보내고 결국 남은 300명으로 미디안과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표현이리라! 기드온이 이끄는 이스라엘 300 용사가 이 전투에서 사용한 것은 무기라고도 할 수 없는 나팔과 횃불과 함성과 항아리였다. 그들은 미디안 군대가 주둔한 진지를 야간에 포위하고서 밤 10시경 나팔을 불고 사방에서 항아리를 깨뜨리고 함성을 올렸다. 그 소리에 혼비백산한 미디안 군대는 서로를 죽고 죽이면서 지리멸렬하고 말았으니 칼 한 번 쓰지 않고 단 한 명도 전사하지 않은 채 거둔 승리였다. 어떻게 그러한 대승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기드온의 믿음과 이스라엘 300명 용사의 순종이었다. 숱한 인간영웅들을 기리는 그리스 영웅담론과는 달리 구약성서는 철저히 하나님이 전쟁과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드러낸다.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하리니 네가 미디안 사람 치기를 한 사람 치듯 하리라." 하나님이 기드온에게 하신 말씀이다. 1대 450. 숫자는 숫자일 뿐 하나님은 때로 인간의 숫자놀음을 희화화(戱畵化)하신다.